[제주] 여름? 제주도 1일차

3월부터 수강했던 직업 훈련이 9월에 끝났다.
많은 일이 있었는데, 좋았던일은 없었다.
스트레스에 자괴감까지 더해지고, 당장 취준을 시작해야하지만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질 않았다.

교육을 듣는 6개월이란 시간동안 몸무게는 10kg 정도 빠졌다.
주변에서도 심각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

그래서 그냥 쉬고 싶었다.
혼자서라도 그냥 조용히 하고 싶은거 몇일만 하자는 생각으로 제주도로 떠났다.
점점 파워 J가 아니라 P가 되는 듯한 느낌이지만 그렇게 혼자 떠나는 두번째 여행 시작

---

김포공항이던 인천공항이던 내가 사는 동네는 자가 없이는 공항에 갈 수가 없다.
하루 4번 운행하는 공항버스를 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그나마 김포공항까지 가던 시내버스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배차간격이 2시간 까지 늘어나있었다.
진짜 유사 시내버스 업체, 시내버스 호소 업체 다웠다.
농어촌 버스도 그거보단 자주 다니겠다.

하지만 23년에 개통 연기를 반복하던 서해선의 대곡소사 구간이 개통하면서 공항에 갈 수 있다.
김포공항은 물론, 김포공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하면 인천공항까지 이동할 수 있다.
배차간격이 폭탄이었지만, 이 문제도 대곡일산 구간이 개통하면서 어느정도 해소됬다.

지하철이 생겼지만, 그래도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 비행기는 부담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여유좀 부렸다.
물론 이번에도 비행기는 제시간에 뜨지 못했다. (그래도 겨울 일본 여행같은 폭탄은 아니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렌트카부터 찾았다.
빌리카로 예약했는데, 생각보다 차고지가 멀어서 좀 당황하긴 했다.

진짜 엄청 멀다.
빌리카가 비교적 저렴하기도 하고,
당시 전기차는 충전비용을 지원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예약했는데
공항에서 멀어지는게 부담스러운 분들은 SK렌터카나 롯데같은 곳을 사용하는게 더 좋을 듯 싶다.

처음 운전해보는 전기차
기존에 운전하던 차는 하이브리드여서 회생제동에 이질감은 크게 못느꼈는데
왜 그렇게 사고가 나는지 이해했다.
힘이 너무 좋은거도 문제.

렌트카 까지 찾고나니 점심먹을 시간이 다 됐다.
공항 근처에 고기국수 맛있는 집이 있다길래 바로 이동

주차장이 따로 없어서 난감했는데,
알고보니 인근에 위치한 유료주차장에 주차하면, 음식값에서 천원 정도를 빼주신다.

메뉴는 고기국수 단일 메뉴
김치도 맛있고 고기국수도 만족스럽게 먹었다.

스벅도 한번 들려주고
미니카트 체험을 하러 이동했다만

혼자하는 여행이니 찍어줄 사람이 없었고
사진은 단 한개도 없다.
이런게 가장 큰 단점이랄까...

아 그리고 제주도 스타벅스의 경우 테이크아웃을 해도 일반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제공하지 않는다.
재활용이 가능한 컵에 주는데, 추가 보증금을 받고 반납시 환불해주는 구조이다.

처음에는 이 구조가 골때렸는데,
알고보니 공항 탑승수속하는 층에 이를 반납할 수 있는 시설이 있었다.
여행 중 스타벅스 찾아 돌아다니지 말고 그냥 모아뒀다가 집 갈때 한 번에 처리하면 된다.
나는 이걸 모르고 스타벅스를 찾아다녔다 😇

카트 체험 끝나고 군산오름에 한 번 가봤다.

제주도는 해변도로도 예쁘지만 중심을 통과하는 도로 들도 매력이 있다.
가는 길에 뭔가 끌려서 사진한번 찍고
다시 이동

계단을 좀 오르긴 해야하지만
다른 오름에 비하면 진짜 선녀 수준이다.
다만, 차로 올라오는 길이 참 난감하다 😇

내가 올라왔을 때,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다.
내 뒤에 따라오는 차들까지 있어서 차를 돌릴 수 도 없었고
그래서 후딱 보고 내려오자는 생각에 일단 이중 주차를 했다.

뒷차도 방법이 없었다.
나가는 차라도 있으면 차례차례 차를 이동하겠지만
거기서는 차를 돌린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 했다.

그런데 거기서 앞차 아줌마의 막말이 시작됐다.
본인도 방금 도착해놓고 (내 앞차)
자신이 나갈 때 막혀있으면 차를 밀어버리겠다느니
알아서 책임지라느니 온갖 저급한 말을 내뱉기 시작

나를 포함한 뒤차 운전자가 다 남성 운전자였는데
무서웠는지 얼굴에 대고는 말 못하고 그냥 혼자 쉐도우 복싱만 오지게 해대더라.

밀어봐라 나를 상대하나
렌트카 회사를 상대하겠지
저렇게 늙지는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근데 중요한건 내가 내려왔을 때 그 아줌마 일행은 아직도 위에 있었다는 점 🤨
하지만 나도 내 뒷차에 퇴로가 막혀
노을이나 더 구경하자는 생각에 차에서 기다렸다.

그와중에 앞차 아줌마는 내려왔고
또 막말을 쏟아내며 꾸역꾸역 나갔다.
저러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할까 싶었다.
그 아줌마보다 일찍 온 관광객은 왜저러나 싶은 표정으로 처다보고 있었고

저렇게 한참을 기다렸지만 뒷차는 빠지지 않았다.
결국엔 주변에 있던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차를 뺄 수 있었다.

너무 이쁘고

내가 올라오는 길이 난감하다고 표현한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영상이 있다.
내려가면서 찍은 영상인데 길이 영상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 좁다 😇

 

끝